은행은 보험을 파는데 보험회사는 예금을 받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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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보험을 파는데 보험회사는 예금을 받지 않는 이유.

<아침이슬> 2010. 6. 12. 14:56


지난 몇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의 보험업 겸영 허용이 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은행이 보험사를 흡수합병하여 겸업을 영위할 경우 당해 금융회사를 방카슈랑스라고 하고 반대로 보험사가 은행을 흡수합병하여 겸업을 영위할 경우 이러한 금융회사를 AssurFinanz라고 한다.

모든 금융업을 위험순으로 나열한다면, 보통 생명보험, 은행, 증권의 순서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견지에서 보자면 생명보험사가 은행을 흡수하는 형태의 AssurFinanz가 위험의 분산이라는 측면에서 더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실제로 그러하지 않다. 오히려 방카슈랑스의 경우에는 성공사례가 많지만 보험업자가 은행을 흡수한 경우에는 대부분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이는 일면 은행업과 보험업의 업무방식이 판이하게 차별화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은행업은 소극적인 영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보험업은 보험설계사들을 통하여 매우 공격적인 영업방식을 채택하여 왔다. 그렇다보니 은행에 대한 고객의 이미지는 좋은 반면 보험사에 대한 고객의 이미지는 다소 위협적이다. 방카슈랑스의 경우 은행은 전국적으로 깔린 자체지점망르 이용하여 추가적인 비용의 부담없이 보험업을 영위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가 은행을 흡수한 경우, 보험회사에 피흡수합병된 은행의 이미지와 평판마저 종래 보험회사의 공격적 이미지에 파묻히기 때문에 은행이용 고객들이 거래를 단절하는 현상마저 감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은행의 경우 비교적 불안정한 부분지급준비금제도를 채택하고 예대역마진의 위험이 큰 반면 보험회사의 경우 체계적으로 설계된 보험상품의 구조로 인해 손실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은행은 보험업을 영위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여 위험을 헤지할 수 있지만 보험업은 안정된 수익구조에 리스크를 더하기 때문에 장점인 안정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겸업이 작용하게 된다.

이것은 실례로 시티은행의 글래걸 스티븐 법에 의한 IB 부문 겸업을 허용한 이후 2008년 금융위기시 시티은행의 파산을 불러온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겸업은 차단벽설정을 통해 그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차단벽의 설정이 그 경계를 확실히 하면 할 수록 겸업의 장점은 사라지게 되며, 비용증가의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것은 금융기관의 겸업을 허용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의가 핵심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은행의 고객은 방카슈랑스로 인해 이익을 보고 있지만 보험가입자들은 은행의 공격적인 경영시 보험보장범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안고 가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시스템리스크가 발현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이 간과하는 측면이 있으나 분명 은행이나 보험회사들이 갖고 있는 리스크는 실현될 수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실례를 최근 금융위기에서 수없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