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대혼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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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대혼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아침이슬> 2010. 5. 13. 12:34



오늘 예상했던 대로 외국인들의 한국물 투매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증권시장에서 7000억 이상의 투매가 벌어졌고 채권시장도 투매로 인한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에 대한 직접적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금융 건전성 자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엔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선반영이 될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위해 채권 위주의 운용을 선호하는데 채권이라는 것은 보통 디폴트 위기에 처하지 않으면 일시적 자금난이라던지, 매출 부진이라던지 하는 것들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국채 자체의 지불능력이 의심받는 현재의 상황은 미리 우려를 제기해왔다고는 하나 결코 시장에 선반영될 수 없는 재료들인 것입니다.

 

 

 

일단 오전에 견조한듯 보이던 채권시장은 후장들어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은 엄청난 매도세를 보였으며 스왑시장의 경우 지난 2008년 위기때를 연상케 하는 매도세가 쏟아져나오며 스왑 베이시스는 150bp를 돌파하였습니다.

 

특히 단기영역, 장기 영역 할 것 없이 매물은 그대로 쏟아져나왔기 때문에 최근 단기자금의 풍부함을 반영하듯 장기영역에서의 충격이 더 컸습니다. 이것은 장기채의 충격시 손실률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의 한국물 매도가 포지션 자체를 거두고 있는 양상임을 뜻합니다.

 

한국물에 대한 충격이 이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유럽 쪽의 쇼크는 훨씬 더 강력할 것으로 보이며 유로화의 약세정도는 아주 강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유로자산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자금회수는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보겠습니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우려로 인한 매도가 아니며 강제적으로 일어나는 포지션 자체의 회수입니다.

 

오늘 밤 ECB는 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나 국채 매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이 결코 그것을 용납치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로화채권 투매는 상당히 강력히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디레버리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은 리먼 파산에 준할 정도의 스트레스가 금융부문에 가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한국물의 견조함은 아직 반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권시장도 아직 현물의 매도량은 크지 않은 상황이며 증권시장 또한 선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시장 상황을 본다면 이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며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정부의 개입이 대규모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어보이므로 시장 추이를 살피며 대응 강도를 결정해야 할 것이지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한국 시장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신용경색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국물의 매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펀더멘털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정부의 스탠스가 시장에 상당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시기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문제로 인해 금융시장 자체의 신용경색이 심화되면 시장 금리가 급상승하게 될 수 있고, 따라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상의 제어가 먹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비관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한국물이 커다란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만 시장 흐름을 바라볼 때 디레버리징이 급격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경우 보통 신용경색을 동반하게 되며 사슬의 약한 고리가 집중 타격을 받게 되는 만큼 한국물이 약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므로 재정거래 유인을 높이기 위해 한국은행은 선제적 금리인상 혹은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며 국채 선호에 따라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이제 사실 스페인이 아닙니다.

모두가 알면서도 말하고 싶지 않아하는 영국의 문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문제는 유로존이 막아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문제는 아무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1. 글로벌 디레버리징의 여파에 한국물도 영향을 상당히 크게 받고 있다.

2. 그러나 아직까지는 한국물은 견조하게 버텨내고 있는 상황이다.

3. 금융당국의 적절한 스왑시장 개입은 필요하다.

4. 위기의 심화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5. 현재 유럽발 금융위기는 포르투갈은 현실화되기 직전이며 스페인을 넘어 영국으로 여파가 미치고 있는 상황이므로 결코 한국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과도한 낙관과 과도한 비관 모두 자제되어야 하며 정부당국의 효과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