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문의 빚 갚을 능력이 최고치에 이르렀다는데 정말 그런지 수치상에 드러난 뜻을 읽어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상위계층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유동성을 일단 보유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고 금융기관들은 가계대출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가계 빚 갚을 능력이 정말 최고에 이르렀다면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 확대속도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개인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된 금융자산과 부채 비율이 최근 2년 반만에 가장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득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빚을 덜 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도 5분기 연속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이 올 3월말 현재 1998조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51조5000억원 늘어났다.
주식과 채권, 예금 등에서 소득이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증가액은 작년 4분기 31조7000억원보다 20조원 가까이 확대되며 2000조원 돌파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3월말 기준 부채는 전분기보다 8조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86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은 지난해 2분기 15조7000억원, 3분기 17조6000억원, 4분기 18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134조4000억원으로 3개월 전에 비해 42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순금융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었다.
또 가계가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자산/부채 비율도 2.31배로 작년도말 2.28배보다 0.03배 상승했다. 특히 이같은 비율은 지난 2007년 3분기 2.35배 이후 3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금융자산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부채 증가 자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자금 운용에 있어 주식은 전분기에 비해 1조2000억원 줄어들었고 펀드도 7조8000억원이나 줄어든 반면 장기 저축성예금은 23조4000억원 급증했고 보험과 연금도 11조2000억원 늘어났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결국 지난 포스팅에서 표현한 바와 같이 민간 신용의 리스크가 확대되어 금융기관들이 민간대출을 꺼린 탓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한 민간부문에서도 실물 자산, 특히 부동산의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돈을 예치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상위 계층이 부동산 매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가계소비부문에 악영향을 주어 내수시장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고환율 정책과 맞물려 서민경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금 한국경제가 부동산 부문의 타격 때문에 가계부채를 더이상 늘리기 어렵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가계부채문제가 금융기관의 스트레스로 다가올 시에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극명한 대조로 인해 빈부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자산매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은 통화정책이 더이상 먹히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가까워져 있거나 이미 빠져있다는 징후이며 이러한 유동성 함정의 탈출은 자금중개기관의 건전성 강화와 유동성의 민간금융기관의 집중, 그리고 신 성장동력의 육성을 통한 고부가가치의 창출을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민간부문의 부채과다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러한 금융자산수치로의 눈가림을 통해 저금리 유지옹호근거로 희석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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