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신용등급 강등을 당하며 유로존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고 분석하는 기사가 있는데 그것보다는 독일의 탈퇴여부가 사실 주요한 관심사입니다. 독일은 유로존 최대의 수혜국 이지만 유로가치 하락에 따라 인플레가 심해지면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한국정부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노출된 직접 익스포저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현재 금융시장의 혼란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유럽국채발 위기는 사실상 2008년 금융위기를 마무리하는 핵폭탄급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민간부채과다 --> 민간부채상환능력 의심 -->디레버리징 시작됨 --> 부채디플레이션
이렇게 부채디플레이션이 일어나자 각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늘려 민간부문의 부채를 공공부문이 떠안음과 동시에 양적완화를 시행함으로써 민간부채의 상환능력을 정부가 보증하였습니다.
현재의 금융위기의 시작은 공공부채의 과다입니다. 과정은 같습니다.
공공부채과다 --> 공공부채 상환능력 의심 --> 국채 매도 --> 금리 상승 --> 상환불가(디폴트)
그리스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유럽 국채발 위기의 핵심은 스페인입니다.
그리스는 지난 포스팅
유럽발 금융위기, 왜 주목받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 발생할 것인가?
에서 이미 그들 스스로의 상환능력은 없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만이라면 독일은 충분히 그리스를 도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유로존 GDP의 15%가량을 차지하는 스페인 입니다.
스페인은 이미 GDP의 12%가량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실업률이 건설경기의 붕괴로 인해 20%를 상회하고 있고 따라서 긴축정책을 제대로 펼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스페인이 국채상환능력을 의심받기 시작한다면 그러한 상황은 독일의 감당범위를 넘어서 유로화의 폭락을 가져오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스페인은 세계 10위안의 은행인 산탄데르 은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그리스의 위기는 시장에서 스페인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스페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경우 유로존 붕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 달러의 상승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로의 폭락으로 인해 달러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재정적자 또한 천문학적인 금액에 이르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경우 다시 미국의 실업률은 기록적인 수치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포스팅인 한국은행 실질성장률 발표의 이면 - 정부지출이 효과가 없다 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사실상 정부지출확대와 수출의 힘입니다. 위에서 쭉 보았듯 공공부채의 문제로 인해 재정건전성의 문제가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되고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세계전체가 출구전략, 즉 긴축정책을 사용하게 된다면 수출은 더이상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되는 경우 정부는 정부지출확대를 그런 상황에 하기 위해 미리 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올려 긴축을 실시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리소스를 과도하게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국가 긴축을 통해서 현재 국채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긴축정책이 유발할 고금리에 해당하는 생산성을 갖추고 있는 부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에 대해 고금리 정책을 요구할 경우 이들은 디폴트 선언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문제는 남부유럽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발 국채 공황은 단순히 그리스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부문 재정건전성이 시장에 의해 시험받게 되는 첫번째 사례인 것입니다.
현재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단 한가지 뿐입니다.
1. ECB의 유로존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 선언.
2. 독일의 그리스 뿐 아니라 남부유럽에 대한 강력한 지원의사 표명 및 재정집행.
3. 이러한 지원에 따르는 긴축정책 요건의 완화.
이 방법이 시행되지 않는 경우 유럽발 국채공황은 제2차 금융위기가 되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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