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출구전략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들 수 있다.
1. 민간 소비 부문의 자생력이 부족하다.
2. 국채의 과다발행으로 인해 국가채무 이자 부담이 많아져 훨씬 강도높은 긴축을 요구받게 된다.
3. 그동안 버블이 많이 쌓인 부문들때문에(덕분에?) 인플레이션 지수는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4. 경제학과 중앙은행이 경기순환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유로는 상당히 가치보전에 힘써온 통화이기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서 달러보다 신뢰를 많이 쌓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FRB나 별반 다를 바 없고 그 펀더멘털은 미국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유로의 가치하락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ECB 또한 국채매입에 나섰다는 것은 중앙은행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주입분을 흡수한다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저금리를 고수하려는 점과 은행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 지급분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과 미국 모두 국가채무를 청산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데 합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민간채무가 공공부문으로 이전된 것에 불과한 마당인데 과도한 부채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것은 어떻게든 청산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청산하는 방법은 결국 갚는 것 혹은 탕감받는 것 뿐인데 탕감받게 되면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촉발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갚긴 갚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버는 것 없이 빚을 갚는 길은 돈을 찍어내는 것 뿐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다른 각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긴축정책을 실시하려면 추가적인 재정지출과 정부의 신용공급이 없는 상황에서도 민간의 경제활동이 원활히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FRB에서 말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민간의 자생력이 확실히 확보되는 시기 즉 실업률의 상승세가 어느정도 꺾이는 시기까지는 긴축정책을 실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긴축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하면 확보된 재정흑자보다 국채 이자분이 적어야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아나갈 수 있기에 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는 정도와 속도는 굉장히 한계가 있게 된다.
따라서 시장의 예상보다 출구전략의 사용은 지속적으로 늦어지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수순으로 출구전략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국가채무지불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지며 시장 대혼란은 바로 직전에 일어난 유로존 위기처럼 거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이 펀더멘털에 반응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단기 유동성 공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계에 가까워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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