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의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아직 충분한 민간자생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멘트와 더불어 인플레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급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생활에서 체감되는 물가와는 전혀 동떨어지는 '인플레율이 안정되어 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것은 마트나 시장에만 다녀봐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일단 2009년의 환율 급등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안정을 찾으면서 수입물가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게 집계되지 않은데 가장 큰 원인이 있습니다. 즉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던 수입물가가 환율 안정을 통해 안정되면서 과도한 신용완화 정책으로 인한 물가상승률의 문제를 덮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내구재 등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당장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물품들의 가격은 수요부진으로 인해 가격하락이 지속된 반면 생필품의 물가는 수요가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가 유지되었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 식료품, 에너지 부문의 가격 급등이 지속되었고 이것은 전체적인 경기부진에 따른 인플레율 안정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풀려있는 유동성이 생필품 소비로 몰리면서 장바구니 물가의 급등을 불러왔던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돈을 생활에 꼭 필요한 곳에 쓰기 때문에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의 가격은 올랐지만 나머지 물가는 하락하여 통계적 인플레율은 안정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바구니 물가는 우리가 감내해야만 하는 일일까요?
OECD경제성장률 1위를 우리가 좋게만 볼 수 없다는 포스팅을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성장률에는 정부의 과도한 인플레이션 자극, 즉 저금리 기조 유지와 가계신용 확대정책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가계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입장에서도 대기업은 돈을 빌려가지 않고 중소기업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영업여건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OECD 평균 물가상승률 2.1%보다 훨씬 높은 2.6%를 기록하였고, 식품부문의 물가는 4번째로 높은 3.1% 특히 채소의 경우 14.1%라는 놀라운 급등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식품과 에너지부문을 제외하고도 한국은 OECD평균 물가상승률 1.2%를 크게 상회하는 1.9%를 기록하여 한국의 통화정책완화정도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하반기에는 공기업의 적자개선을 위해 그동안 선거논리로 눌려왔던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단행될 예정에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생필품의 인플레 압력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고 특히 저소득계층,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다운시키는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소득 상위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증세를 단행하고 최소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정책을 실시하여야 합니다. 현재 재정건전성은 크게 악화되어 있기 때문에 증세 없이는 정부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인데 죄악세 도입과 같은 소득대비 균일 과세는 빈부격차의 심화를 줄여야 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선거때문에 과도한 유동성완화정책을 시행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은 선거에서 패배하였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제정책의 입안과 시행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사실 한나라당의 이번 선거 패인은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당선된 이명박 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의 실패로 말미암은 서민들의 지지이탈로 일어난 것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따라서 앞으로 남아있는 집권기간동안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토목사업이나 일시적인 재정지출로 인플레를 자극시키는 포퓰리즘적 경제정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버블을 도려내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여 건강한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을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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