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금리동결이 잘못된 4가지 이유

국내 경제 관련 글

한은의 금리동결이 잘못된 4가지 이유

<아침이슬> 2010. 6. 10. 13:37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동결결정을 어렵게 냈습니다.
사실 현 상황은 금리인상을 실시하여야 할 시기를 놓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간신용확대가 담보대출위주, 특히 주택담보대출위주로 확대되고 있다.
2. BBB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충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3. 국채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4. 생산자물가지수의 급격한 상승세.




먼저 민간신용확대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전체 은행의 민간대출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보통 60%선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65%까지 늘어났습니다. 게다가 가계대출액은 거의 늘어나지 않은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상당히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이것은 가계부문에 대한 은행의 대출이 담보 없이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가계의 신용여력이 고갈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금리를 올려 신용여력이 없는 가계의 채무조정을 실시하고 부실채권을 확정하지 않으면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인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하락이 지속된다면 가계에 대한 대출은 어차피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신용여력이 있는 가계마저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돈을 굴릴 곳이 없고, 은행예금은 상당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기업대출은 그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부동산 PF 등의 향후 부실채권의 증가규모가 얼마나 될지 예상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당국은 이러한 부실채권을 확정 손실처리시켜주어야 정상적인 자금중개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국채의 장단기 스프레드 또한 확대된 상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리스크를 시장이 지속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금리를 상승시킴으로써 단기채에 집중되어 있는 유동성을 장기영역으로 돌리고 이에 따라 장기적인 자금운용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자금운용계획을 짜기 어렵습니다.


생산자 물가지수 또한 상당히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푸른색은 생산자 물가지수를 나타내고 있고 붉은색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나타냅니다.
생산자 물가지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2007년 하반기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물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지수도 과도한 상승폭을 보이게 됩니다.

현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정부의 물가억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사실 이것은 공기업들의 재정을 악화시켜 결국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는 공공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소비자물가지수 또한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 들이 살펴본 것 이외에 사실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국경제에 충격이 크게 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 버블은 어떻게든 해결을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의 발생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대략 크게 잡아 100조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도 한국 경제는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IMF시절 한국채권의 96%가 부실화된 것을 우리는 이겨냈던 전례가 있습니다.
IMF를 거치며 굉장히 고통스러웠지만 그 덕분에 한국경제는 구조조정을 하였고 다시 한번 선진국 경제에 들어설 수 있는 힘을 마련하였습니다.

건전한 경제성장이 아닌 경기부양의 고통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면서 금리인상을 통해 부실부문을 떨어내고 공적자금 조성을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인플레이션이 무서운 것은 그것의 폐해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느끼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이미 대응하기 곤란할만큼 늦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에 금융통화위원회는 잘못된 결정을 하였다고 봅니다.

근데 기획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은 어느나라에 존재하는 제도입니까?
금통위 결정 이후에 부처간 협력을 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이것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서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