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부동산 경기부양은 한국형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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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부동산 경기부양은 한국형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아침이슬> 2010. 6. 11. 13:43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자산가치의 하락이 즉시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또한 가격의 등락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인구증가와 함께 급속한 경제성장이 이뤄지면서 통화가치의 하락이 지속되었고 이에 따라 부동산 불패신화와 맞물려 과도하게 유동성이 부동산 쪽으로 집중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궁극적으로 추가적인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보통 자산가치의 상승은 일차적으로 수요의 증가로부터 나타납니다.
한국의 부동산도 인구의 도시집중과 베이비부머세대의 사회진출과 맞물려 수요의 증가로 인해 가격상승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통화증발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도 있었습니다만..

그 후에는 투자의 목적을 가진 부동산 투자자들이 출현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 증가세로 인해 전세라는 제도라 발달하여 다주택보유자가 쉽게 생겨나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로 인해 부동산의 가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전세와 더불어 대출이자를 충분히 감내할 만한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하게 되지만 서서히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편승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출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집을 사기 시작합니다.



위에 링크한 포스팅을 보시면 아래쪽에 주택구입가능지수의 흐름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출금융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얼마나 되느냐를 중심으로 구입가능지수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집을 샀고 그로 인해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묶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현 상황에서 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이나 정부, 소비자 모두 이 상태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거품을 천천히 연착륙시키는 것이 경제에 충격을 덜 주지 않겠냐는 겁니다. 그 말은 맞습니다. 단기적인 충격은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적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거품을 연착륙시키는 것은 결국 빚이 쌓여있지 않은 부문, 특히 소비가 가격비탄력적인 부문에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부동산시장을 연착륙시키자는 것은 다시 말해 부동산 이외의 부문의 희생을 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희생은 궁극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분야에 부담을 주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가격급등을 막기 위한 정부개입은 기업의 마진율을 떨어뜨리고 이것은 다시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끌고 갈 신산업에 투자되어야 하는 자본들이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는데 사용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잠재적 부실채권의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결국 국가의 재정건전성 악화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재정건전성을 충분히 유지하고 4대강 사업을 할 예산으로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을 조성할 준비를 한다면 우리는 금리를 올리면서 발생할 부실채권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습니다. IMF 당시 우리나라는 채권의 95%가 거의 부실화되다시피 한 상황을 맞이하였으나 극복해 냈습니다. 현 상황에서 100조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한다고 해도 우리나라채권의 약 10%밖에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파티를 해왔기에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저금리는 마약과 같아서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이것에 중독되면 폐해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부양을 위한 대책을 정부가 계속 발표한다면 궁극적으로 한국정부의 재정건전성과 맞물려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남유럽국가들에 비해 경쟁력 있는 제조업이 버티고 있다는 장점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그러나 더이상의 저금리정책은 이러한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입니다.

스페인 국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되면서 ECB가 시장에 적극개입하고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금융시장은 또다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장은 시장기능을 상실하고 중앙은행에 의지하는 문제를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력한 긴축정책을 그대로 시행해내지 못하면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침체현상이 올 수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금리를 올리지 못하겠다면 감세정책이라도 철회하여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 부양정책을 시행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시간이 지나면 경쟁력을 잃고 금융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