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입물가가 11%이상 급등한 가운데 생산자 물가지수 또한 4.6%로 가파른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으나 소비자 물가지수는 아직까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공기업의 수입원, 즉 수도, 전기, 철도 등 공공요금의 상승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푸른선 : 생산자물가지수, 붉은선: 소비자 물가지수)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다시피 소비자 물가지수 또한 일시적인 딜레이가 있을 지언정 생산자 물가지수의 영향을 조만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게다가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강력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리먼파산을 불러올만큼 매파적 성향의 정책이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허용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남유럽의 위기등을 이유로 시장안정에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만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가관리에 소홀한 경향이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생산자 물가지수의 상승폭을 공공요금이 현실화된다고 가정할 때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이 따라가는 정도가 훨씬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환율의 경우 지난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듯이 재정거래유입을 통제할 정도로 고환율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정부의 입장을 본다면 수입물가의 경우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발 물가상승과 공급충격에 대비한 원화가치의 안정에 대한 노력은 정부로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현재 정부가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정책상 수단은 공공요금동결밖에 현실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 지금까지 전무했던 상황이며 출구전략이 남유럽 위기론에 따라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문제가 계속된다면 인플레이션 문제는 지금까지는 피부로만 느껴졌던데 비해서 이제는 거시경제수치까지도 악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중앙은행은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에 보다 더 매파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스스로의 책무임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시류가 금융시장의 안정화에 중앙은행의 정책적 목표가 분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물가안정이 최우선적인 목표라는 것은 대다수의 경제학자의 의견이다.
또한 지난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듯이 한국은행의 저금리 유지는 금융시장의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지도 못하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말미암아 저축은행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고금리 후순위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후순위 채권은 결국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저축은행의 수익률에 상당한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권의 신용확대자제분량을 그대로 떠안아 최근 신용확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할 경우 향후 잠재적 부실채권은 PF부실채권과 합쳐져 만만치 않은 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현 상황에서 저금리가 의도하고 있는 정책적 목표조차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서둘러서 출구전략을 시행할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매번 립서비스에 그치지 말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시기가 왔다. 사실은 예전에 왔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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