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공적자금, 밑빠진 독에 물붓기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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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공적자금, 밑빠진 독에 물붓기 될 수도 있다.

<아침이슬> 2010. 6. 26. 10:12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는 가운데 정부는 저축은행의 PF 부실로 인한 손실을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서 보전해주고 경영개선 협약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선제적으로 저축은행의 부실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의 조치는 사실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확률이 정말 높은 상황입니다.




(한겨레 신문 그림 참조)


위의 그림을 보시면 저축은행의 PF 대출의 실태 악화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금액기준으로 무려 30% 가량이 부실화 우려가 있을정도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측의 그림을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2008년 이미 사실상 저축은행들은 일차적으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그에 따라 연체가 진행되고 있는 악성 채권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가 2009년 말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부실화우려가 지속되고 있었으며 실제로 최근 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의 PF 부실은 사실 아직 출구전략이 제대로 완전히 시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집니다.

현재 PF 사업장의 분류상 보통 이상으로 분류된 사업장의 경우도 출구전략의 시행에 따라 사업진행이 악화되고 그렇게 되면                      
악성 채권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금융감독기구의 정부 독립성 확립 실패
2.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예대역마진의 우려 지속



사실 이 두가지는 모두 정부의 부동산 시장개입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일단 저축은행의 PF 대출 확대에 따른 위험성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금융감독기구의 역할이 중요한데 부동산 경기부양방침에 따라 PF 대출에 대한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따라서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감독을 해야 할 금융감독기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저금리 지속으로 인해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고금리로 대출할 수 있는 부문을 찾아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부문이 부동산 PF 대출과 서민대출이라고 본 것입니다.

부동산 PF 대출은 담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반면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저축은행으로서는 예대역마진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수익원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은행권에서 신용대출등을 줄이자 이러한 대출수요가 저축은행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은 예대역마진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으로 하여금 신용대출량을 늘리도록 하는 유인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두가지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 즉 금융위원회가 정부로부터 전혀 독립되어 있지 못하고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의 하위기구같은 기능밖에 하지 못하며, 아직까지 저금리로 인한 문제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공적자금 투입의 최적의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수록 예상보다 손실의 규모는 훨씬 더 커지게 됩니다. 지금 책정된 3조여원의 공적자금은 현재의 부실채권의 양에 불과하며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이러한 부실규모는 점점 커지게 되어 투입되는 공적자금의 회수는 사실상 어렵게 됩니다.

이것은 국가재정건전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되며 모두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되는 바 공적자금 투입은 선제적인 시장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그 이후에 부실채권이 충분히 발생한 이후에 집중적으로 투여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인바 지금 시점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리소스의 낭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 정부는 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결코 편안한 상황에서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경기침체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에 따른 구조조정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이런식으로 땜빵식 정책을 남발하게 되면 국가 경제가 피폐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 저축은행 공적자금 투입은 그 시기와 방식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