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상위계층에 대한 증세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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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상위계층에 대한 증세가 시급하다.

<아침이슬> 2010. 6. 29. 09:30




사람들은 세금을 내면서 정부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합니다.
이 돈으로 정부가 정말 국민 모두를 위해 옳은 일을 해줄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금의 제 1 원칙은 형평성입니다.
이러한 형평성은 단순히 소득에 정비례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고 누진율을 적용하는 것을 정당화해줍니다.
잉여자원이 많은 자는 더 많은 부담을, 잉여자원이 적은 자는 더 적은 부담을 지게 됩니다.
이것은 액수의 절대적인 차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63%는 중산층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8%가량은 서민으로 분류됩니다.
단지 10%안쪽의 인구만이 중산층 이상 소위 자산계급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부의 편중은 상당히 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국의 실제적 모습입니다.
시장경제의 원칙상 이러한 부의 편중은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정도의 불균형은 정당화 되지 않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정부라는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하여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시장경제가 운영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부유층의 경우엔 좋은 집에 살고 연비가 좋은 차를 몰게 됩니다.
단열이 잘 되니 난방비도 적게 들고 똑같이 냉방을 해도 오랫동안 지속되어 에너지 비용 자체가 적게 듭니다.
이동을 하게 되더라도 차의 연비가 좋으니 기름 소모가 적어 유류비가 적게 들게 됩니다.

하위 계층은 허름한 집에서 지내게 되고 연비가 나쁜 차를 몰게 됩니다.
단열이 되지 않으니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오고 냉방의 효과도 훨씬 적습니다.
차의 연비도 나빠 유류비도 많이 들고 전체적인 절대적 에너지 비용 자체가 많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혹서기에 저소득층은 대책이 없습니다. 에어컨은 생각도 못하고 선풍기도 기진맥진한 상태가 돼야 가끔씩 겨우 틀게 됩니다. 그나마 선풍기조차 없는 경우는 그렇게 버티다 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이렇게 힘겨운 여름 나기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에너지 가격이 소득차에 관계 없이 그대로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얄팍한 소득을 생각하면 그 부담은 엄청난 것입니다만 더 심각한 것은 수치가 매년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 10%층의 소득 대비 광열비 비중은 2006년 14.5%, 2007년 14%, 2008년 14.9%, 2009년 15.9%입니다. 반면 소득 최상위 10%층은 같은 기간 1.6~1.7%입니다. 소득이 높은 데다 에너지 누출이 적은 단열재와 섀시를 설치할 수 있어 에너지 사용량 자체가 적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되면 이런 격차는 더 심해집니다. 단열재와 섀시도 문제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이용하는, 저렴한 액화천연가스(LNG)를 저소득층은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공급사가 이들이 주로 사는 노후 주택에는 가스 파이프를 깔기 힘들다는 이유로 설치를 기피하는 것입니다.

GS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이아파트(33평형대)의 한 달 평균 난방비는 11만2,000원. 실내 온도 22~24도를 유지하면서 한 달 난방비로 2만8,000원을 지출한 가정도 있습니다. 반면 지난해 12월 은평뉴타운의 장기임대아파트(30평형대)의 한 달 평균 난방비는 20만원이었습니다. 관악구의 다세대 밀집 지역 반지하 월세방의 액화석유가스(LPG)비도 10만원을 넘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득대비 에너지 비용 투입분량은 그 간극이 너무나 커집니다.
현재 정부가 에너지 비용상승 압력에 대해 강력히 억제를 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 비용의 강제적 가격고정은 필연적으로 공기업들의 부실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공기업의 빚은 결국에는 국가의 빚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공기업 부실화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바로 그렇습니다. 상위계층에 대한 증세를 실시하면 됩니다.

에너지 비용을 덜 부담하고 있는 상위계층에 대한 세금부담을 좀 더 늘려서 하위계층에게 에너지 부담 부분에 대한 보조를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순히 국채를 발행하고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방식의 땜질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되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누진율이 없는 세금이나 다름없는 문제를 가져와 서민경제를 결국 다시 악화시키게 되는 문제를 가져오게 됩니다.



현재 국제경제는 사실 화폐에 대한 신뢰를 많이 잃어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처해있다고 보여집니다.
부채문제를 화폐공급을 통해서 억지로 해결하려 들 때 이러한 스태그 플레이션 상황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시장경제상의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현상이 일어날 경우 정부의 부의 배분 기능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집니다.
영국이 화폐증발을 하면서 부유세를 걷게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일입니다.



한국경제는 지금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저축은행 부실과 세계 경제의 더블딥 위협이라는 내우외환의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는 저축은행 부실을 그냥 단순히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막고 더블딥을 저금리와 화폐증발을 통해 돌파하려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는 문제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미 2008년 말 저축은행은 공적자금지원을 받았으나 그 이후 또다시 부실 경영을 지속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한국경제의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이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에 힘쓰기 위한 재원 확보에 착수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빈부격차의 확대가 남미처럼 벌어지는 것은 결코 환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