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9위에 빛나는 성남시가 갑작스러운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였습니다.
신도시 건설에 투입된 예산 5200억원의 상환을 유예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어떤 영향을 가져오게 될 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간단히 성남시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판교신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회계에 있는 돈을 일반 회계로 당겨 쓰면서 다시 특별회계로 채워넣어야 할 돈이 있는데 그 돈을 당장 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해당 채권자와의 교섭을 통해 최후에 선언되어야 할 것이며 제대로 된 교섭 한번 해보지 않고 무작정 모라토리엄 선언을 해버리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일인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성남시는 사실 채무상환을 모라토리엄으로 해결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지방채발행 한도도 충분히 남아있으며 신임 시장의 공약사항 이행을 조금 늦추면 충분히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이런 충격적인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지 않고도 현재의 재정상황을 유지해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정치적인 이유에서의 모라토리엄 선언인데 이것이 전임 시장의 방만한 행정예산운영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도 향후 지방채와 공사채, 더 나아가 국채의 금리움직임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모라토리엄 선언은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정치인의 정치적 고려의 산물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남시가 판교신도시 사업비에 대한 지급유예를 선언하자 국토해양부와 LH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남시가 주장하는 공동공공사업비(2300억원)와 초과수익부담금(2900억원)의 규모가 맞는 것인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공동공공사업비란 도로나 하수처리시설 등 공공사업시설을 짓는 비용으로 사업시행자인 LH·경기도·성남시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돈이며 우선 LH가 사업비를 집행한 뒤 경기도와 성남시에게 사후 정산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러나 사업이 끝나지않아 정확한 비용을 정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적정수익 수준도 성남시 및 관련 부처와 아직 협의 중인 상태입니다.
 
국토부는 일단 이번 문제는 사업 시행자간의 자금분할에 관한 사항이어서 판교신도시 준공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LH의 경우 통합과 4대강 사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부채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향후 예정된 신도시 및 보금자리 주택사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자금여력이 취약한 LH는 금융부채만 75조원이나 되는 ‘빚덩이’입니다. LH는 별다른 자구노력이 없을 경우 이 금융부채가 2012년에는 136조원까지 불어나 하루에 내야 할 이자만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보금자리주택을 위한 토지 수용비나 건설비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재정여력 부족으로 채권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받아야 할 돈까지 못받을 경우 자금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LH도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정부 주택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LH공사가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성남시같은 탄탄한 지자체가 채무지불유예를 선언해버리면 지방채와 공사채의 금리가 상승합니다.
이것은 공공사업 추진에 있어서 금융비용의 증가를 가져오며 이것은 또한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게 됩니다.

더 문제인 것은 그동안 국가재정건전성이 표면상 상당히 좋은 수치를 유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국가채무로 분류되었던 공사, 지방정부의 빚이 주목받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모라토리엄 선언은 다시 말해 최종 보증인인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가져오게 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은 통화정책상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의 투입을 통해 부실채권발생의 충격을 막아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러한 시점에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게 만드는 모라토리엄 선언이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처사이며 국가경제를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이득만을 노린 단견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전임 시장이 시청사 건립에 과도한 예산을 쏟아부은 것은 잘못이지만 이러한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 국민 전체에게 큰 부담을 줄 수도 있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선언으로 인해 지방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그렇게 되면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은 어려워질 것이므로 결국 중앙정부의 지원에 기댈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패배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지자체장의 공약사업을 중앙정부가 적극지원할 이유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가 정치에서 끝나지 않고 경제, 특히 금융측면에 문제가 생기도록 할 경우 지불해야 할 댓가는 상당히 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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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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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3 12:33 신고

    고견 잘 들었습니다.
    확실히 어느 정도의 정치적인 이유가 이번 선언에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됩니다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선언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채'가 그 정도로 커졌다는 점을 발표했다는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남시의 재정 자립도는 70%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언에서 연간 1000억, 2000억, 2000억씩의 부채를 갑아야한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연간 10%~20% 예산을 부채를 갑는데 사용해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느 정도의 정치적 이유를 가만한다고해도 엄청난 수준의 부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부채를 대부분의 시민들이 몰랐다는 점입니다. 호화청사(혹은 기타 낭비성 예산)를 짓는다고 해도 세금이 오르지 않고 '눈에 보이는 부채'인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시민은 자신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호화청사를 짓는 예산을 위해서 세금이 오르거나, 지방채를 발행한다고 한다면 과연 시민들은 해당 정책에 대해서 확실히 반대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찬성을 했다고 해도 적어도 상당한 예산을 소비하는 해당 사업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매우 이 관심을 가진다는 차이는 매우 큰 것입니다. '부채'이므로 그 것은 언제가는 성남시민이 갑아야할 빚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게되는 빚과 알고 지는 빚에 대한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고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보이지 않는 부채'문제는 성남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일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입니다. 이 번 선언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부채'의 존재를 성남시민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그 순기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알고 이러한 '부채'를 미리 대응하여 내실을 다지는 편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지표에 의한 거품 성장보다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 2010.07.13 13:34 신고

    초짜마법사님께서 다신 댓글이 더 합당해 보이네요~!

  3. 2010.07.13 14:00 신고

    국민의ㅡ혈세를 호화 청사에 쓴 잘못은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 되서는 안됩니다..
    많은 이들이 소의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잔치하고 착복했을지도 모를 사안입니다..
    반드시 책임을 묻고 사실을 밝혀야합니다...

  4. 2010.07.13 14:16 신고

    제가 보기에도 거시적인 국가운용면에서의 위험의 회피라는 면에서는 본건에 대해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잇지만 방만한 조직경영의 바로잡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윗분들 댓글도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5. 2010.07.13 15:25 신고

    윗 분들의 생각은 세금의 남용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히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잡는 방식이 단지 모라토리엄을 통해서만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호화청사 건립? 당연히 잘못된 일이죠.
    하지만 이로 인한 세금 남용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성남시민이 대표선출을 잘못한 탓에 있는 겁니다.
    따라서 성남시민들은 앞으로 예산을 절약해서 그 빚을 갚으면서 대표선출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권리와 책임이죠.

    모라토리엄은 이러한 책임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성남시민들은 권리행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모라토리엄은 성남시민이 져야 할 책임들을 전체 국가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빌린 돈을 갚지 않게 되면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지방채의 문제가 되고 지방채의 신뢰가 하락하면 공사채, 그리고 국가 재정건전성의 문제 때문에 국고채의 금리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겁니다.

    모라토리엄은 분명 전 시장의 무책임한 행정운용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시장을 선출한 것은 바로 성남시민이지요. 성남시민이 져야 할 책임이라는 겁니다.
    모라토리엄은 성남시민들이 아닌 모든 국민이 성남시민의 잘못된 시장선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점이 문제인 겁니다.

    분명히 모라토리엄이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은 최선을 다해 모라토리엄을 피해보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는 겁니다.
    모라토리엄이 책임을 성남시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전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문제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전 시장의 방만한 행정운용의 책임을 묻는 것과 모라토리엄 선언의 당위성은 별개의 문제인 것입니다.
    설령 연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서는 안됩니다.
    일차적인 책임은 역시 성남시민에게 있고 성남시민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책임감을 보여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고려는 이런 점에서 이번 모라토리엄에 강하게 녹아들어 있으며 이것은 성남시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본인의 견해는 이러하며, 위의 초짜마법사님의 견해도 일리있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짜마법사님의 견해를 제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저의 가치판단은 초짜마법사님의 견해쪽으로 기울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 부분은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6. 2010.07.13 18:44 신고

    아침이슬님의 답변 잘 받았습니다.
    제가 위에서는 주장과는 약간 관계가 없기 때문에 쓰지 않은 내용을 조금만 더 쓸까 합니다.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지불 유예'라고 보기보다는 '상환금에 대한 합의'라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신문에서는 모라토리엄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모라토리엄이라는 단어를 신문상에서 남용한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즉, 성남시의 선언는 모라토리엄이 아니라 단순한 '상환금에 대한 합의'를 미리 공표했다고 보는 것이 다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환금에 대한 합의'정도는 아침이슬님의 고견대로 시내부에서 끝내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언에는 정치적인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선언을 통해서 국민(성남시민이 아니라)에게 이러한 '보이지 않는 부채'의 존재를 알려 주어 차후에 있을 대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의 부도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지금의 각종 지표의 악화보다도 큰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0.07.13 19:04 신고

      초짜마법사님 같은 분이 제 블로그에 와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피드백을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성남시의 조치는 상환금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윗 글에서 나와있다시피 합의의 상대방측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채무지불유예를 선언한 것이라고 보여지며 이것은 모라토리엄의 성격과 비슷합니다.

      채무자체를 갚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디폴트로 가는 것이었겠지만 성남시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일방적인 채무이행일정 조정이라는 점에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지막 언급하신 내용은 저와 가치에 대한 기준이 다르신 부분이니 누가 옳다 그르다의 문제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7. 2010.07.14 00:05 신고

    그렇죠. 어느 방향이 옳다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면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다만, 아침이슬님 지적하신 것처럼 지자체들의 부채들에 대해서 논란이 일어나는 분위기인데 이것으로 차입비용의 증가나 거부 등의 상황악화보다는 방만한 부분들에 대해 조사하고 위험을 미리 막는 정도로 순기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