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추어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는데 비해 예금금리의 상승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왜 예금금리를 많이 주지 못하는 것일까요?
은행들이 정기예금금리조정에 '눈치보기'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개월만에0.25%포인트 상향조정함에 따라, 대출금리를 비롯해 정기예금금리 역시 당연히 오를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은행들은 정기예금금리에 '굼뜬'모습입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인상 시그널로 인해 이미 정기예금금리가 이러한 부분을 선반영하면서 소폭 오른 상태라, 추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CD금리의 경우, 지난달 24일 3개월만에 0.01%포인트 상승한뒤,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지난 9일 0.17%포인트 오르며 2.63%로 고시됐습니다. 이에, 시중은행의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CD금리 상승폭을 반영하며 올랐습니다.
하나은행은 12일 현재 CD금리 상승폭을 그대로 반영하며 5.27~6.23%로 고시했습니다. 3일 영업일 평균 CD변동치를 반영하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06%포인트를 반영하며, 4.52~5.52%, 3.92~5.24%로 고시했습니다.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 추이를 살펴보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난 5월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금리(영업점장전결최고금리)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5월 3.25→3.55%(0.3%p ↑), 6월 3.55→3.80%(0.15%p ↑),12일 현재 0.05%포인트 오른 3.85%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은 5월 3.3→3.6%(0.3%p↑), 6월3.62%→3.8%(1.8%p↑), 12일 현재 지난 5일보다 0.03%포인트 오른 3.73%로 고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3.1→3.3%, 6월 3.3→3.5%, 7월 12일 현재 3.5%로 고시했습니다.
우리은행은 5월 3.1→3.5%(0.4%p↑), 6월 3.5%, 12일 현재 0.05%포인트 오른 3.55%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은행들은 건전성 확보와 예대율개선을 위해 예금 금리를 이미 상당히 끌어올린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릴 여지는 많이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향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 예금이 줄고 단기수신만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적으로 기준금리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시장성 수신에 대한 의존도를 좀 더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따라서 시장금리의 상승을 불러와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지게 됩니다.
코픽스 대출을 많이 하게 된 것도 이러한 조달금리의 상승을 그대로 금융소비자에게 전가시켜 예대마진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예금금리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게 되면 장기적인 고정금리 대출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됩니다. 중장기적인 예대역마진의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금융위기시 시장 금리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CD금리의 관리로 인해 CD금리 연동 대출이 많았던 주택담보대출부문의 충격을 최소화하였습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코픽스 대출이라는 대안을 내놓아 시장금리를 최대한 반영할 수 밖에 없도록 하여 정부의 개입을 통한 예대역마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금융위기시에 부과된 가산금리는 금융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은행들은 그동안 예대율 확보를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충분히 올려왔습니다. 또한 시장성 수신, 즉 은행채 부문은 기준금리인상의 충격을 크게 받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높아져 예금금리까지 올리면 대출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예금부문의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서 대출금리는 그에 비해 크게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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