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은 지난 포스팅인 진정되는 시장, 남아있는 불안감. 에서 언급했듯이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시장 안정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해왔던 모든 조치를 넘어서는 대책을 유로존에서 내놓는 바람에 실제로 심리적 공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시장상황은 회복되었습니다.
유로존에서 내놓은 시장 안정 대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7500억 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기금 출자
2. ECB의 국채, 회사채시장의 개입.
이것은 사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시장안정조치였습니다.
먼저 7500억 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기금의 출자는 스페인의 국채까지 문제화될 경우 예상되던 6000억 유로에 이르는 자금을 단번에 소화해버리는 효과를 초래하여 지난 포스팅 스페인 문제, 한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에서 언급했던 스페인에 대한 무제한 자금 지원이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위 두가지 대책이 한꺼번에 나오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7500억 유로에 이르는 자금을 출자하게 되면 시장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는데 이때 ECB가 시장 개입을 통해 금리 상승을 저지하게 되면 시장 충격 없이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단기적인 공황을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전부, 그리고 완벽하게 사용한 유로존 측이기 때문에 유로존의 문제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채무 자체를 탕감시켜주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실제로 사용되는 경우엔 시장에 상당한 불안감을 조성시키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게다가 중요한 것은 긴축요건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수축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3국, 그리고 영국까지 모두 살리는 동안 해당 국가들은 긴축을 통한 디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릴 수 있으며 출구전략 시행시 금리상승으로 인한 압박을 추가적으로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채무부담을 상쇄시켜낼 수 있을지는 사실 아직까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유로화의 본질적 가치 하락에 일조하게 될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구제금융기금이 실제로 집행될 경우 유로존의 미래는 독일이 함께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모두를 구하기 위해 ECB는 과감한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도덕적 해이는 만연할 것이고 투기적 동기는 강력하게 유발될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 그 자체의 양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나눠지는 만큼 선량하고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입니다.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만.
저는 이것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시장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되돌림을 가져갈 것이고
그 이후에는 펀더멘털의 회복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게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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