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왜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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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왜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가?

<아침이슬> 2010. 5. 18. 19:58




하단의 포스팅들은 현재 금융위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약간의 글들입니다.
특히 유로존의 문제는 아르헨티나의 2001년 모라토리엄 선언시와 굉장히 흡사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단의 박스에 있는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관련 글들을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현재 금융시장은 사실 조용한 것 같지만 상당히 시장주체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난다 이런 뜻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포지션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신용확대를 지양하고 안전자산이 무엇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지려 하고 있습니다만 본격적인 안전자산으로의 회귀는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당장이 위기라기 보다는 일정한 위기상황에서 유동성의 쏠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보는 정도의 시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도 스왑 베이시스는 상당히 벌어져 -185bp 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풍부한 국내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빠르게 채권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스왑베이시스 축소 베팅을 통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외인들도 이보다 일정수준이상 더 벌어질 경우 급격히 손절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환율이 1200원선을 터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고 스왑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한은의 개입이 어느정도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전체적으로 시장이 신용확대가 어느정도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인상을 주는 시그널로서 작은 변수에도 큰 흔들림이 나오게 되는 모습에서 우리는 신용경색이 자금시장에서 보이지 않게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유로존의 긴축정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긴축정책을 통해서 재정적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전제되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1. 민간부문의 신용창출능력 확대.
2. 재정수지와 무역수지 흑자를 통한 자본수지 흑자분 상환.
3. 민간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

먼저 민간부문의 신용창출능력은 이미 2008년부터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고 이것은 현재 민간부채는 아직도 청산이 되지 않은 관계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부지출이 줄어드는 즉시 민간부문의 신용창출능력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민간신용창출은 부동산담보대출, 혹은 정부신용보증에 의한 것인데 이것은 실질적으로 민간신용창출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재정수지분의 흑자는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서 국내 유동성 감소분을 상쇄시키며 외채를 갚아나가야 하는데 통화의 평가절하가 충분히 되지 못하고 또한 강력한 제조업 경쟁국인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와 같은 통화를 사용하는 관계로 통화가치평가절하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무역수지의 흑자전환이 사실상 기대보다 크게 늘어나기 어렵고 따라서 재정수지의 흑자분은 국내유동성을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국내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된다면 GDP수축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게 가속화되어 세수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이미 수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3번 부문인데 현재 민간금융기관의 건전성은 해당국가내에서 사실 크게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정부긴축에 따라 국내유동성이 위축되게 되면 디레버리징이 가속화되고 따라서 상당한 금융부문의 스트레스가 동반되게 되는데 정부의 구제금융이 투입되어야 할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면 정부의 재정적자는 확대가 불가피하게 됩니다.

따라서 금융부문의 예대율을 높이고 장기영역의 예금을 늘려 금융기관의 안정적 자금운용을 가능하게 하려면 결국 금리를 인상하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는데 문제는 통화정책의 주체성이 상실된 마당이므로 자국이 필요한 만큼의 금리를 인상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국민의 저축이 자국 금융기관에 예치되는 것이 아닌 해외의 안정성이 있다고 믿어지는 금융기관에 몰릴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일종의 뱅크런을 촉발시켜 금융공황을 불러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볼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스페인은 산탄데르라는 대형 금융기관을 보유한 관계로 어느정도 안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도 부실채권 발생비율이 급속히 증가할 경우 보장할 수 없습니다.)







아르헨티나보다 유로존이 유리한 점은 아직 자국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아르헨티나보다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르헨티나는 1980년대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통해 금융기관과 자국 화폐에 대한 불신이 큰 상태였고 유로존 국가는 아직 그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화가치의 고평가 문제를 쉽사리 해결할 수 없다는 점, 그로 인해 국내 경기 위축을 디플레이션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점, 따라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훨씬 더 클 수 있고 그로 인해 긴축정책 자체에 대한 반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은 유로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통화정책의 주체성 상실로 인해 금리를 높여 금융기관으로의 유동성 집중을 꾀할 수 없다는 점이 민간부문 신용창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은 향후 금융위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예상하는 글이 될 것입니다.





금융위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