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은행의 GDP 성장률은 출구전략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설비투자부문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아직도 민간소비부문이 경제활동의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부분보다는 정부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내수시장보다는 무역증가에 따른 성장률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 국채발 금융위기가 확산되는 경우 그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아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위 표에서 보셔야 할 부분들은 설비투자의 증감추이입니다. 점점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꺾이고 있습니다. 큰폭으로 감소했던, 즉 미루어 두었던 설비투자를 집행하면서 큰 폭의 지표개선을 이뤘지만 그 후 더 좋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민간 소비 또한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GDP 성장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는 위축된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아직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며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하나의 원인이 됩니다.
정부 소비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민간 소비의 부진으로 인해 정부의 소비에 기대는 부분이 내수시장에서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점은 밑의 그래프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주목해서 볼만한 부문은 건설업 부문입니다. 건설업은 현재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위축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향후 과잉 투자분에 따른 급격한 시장변화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1990년부터의 실질성장률에 대해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어떻게 변했었는지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민간소비가 크게 꺾이는 부문, 즉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함께 소위 불경기가 도래하는 부분이 1997년, 2001년, 2003년, 2008년이 됩니다.
먼저 IMF로 통칭되는 1997년은 정부지출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위축되었습니다만 해외경기의 활성화에 힘입어 급격한 회복을 거치게 됩니다. 이때 정부지출은 IT,금융에 집중되어 우리가 IT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부지출만으로는 내수시장을 부양할 수 없기에 실질 성장률은 큰폭의 감소를 겪게 됩니다.
2001년은 IT 버블 붕괴에 따른 후폭풍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2003년의 꺾임인데 카드대란으로 인해 민간 부문의 소비, 즉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었지만 경제 실질 성장률은 견조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은 정부지출이 실질 성장률에 비해 과도하게 집행되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8년의 꺾임은 2009년에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지출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의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수시장의 부양이 정부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해외경기의 호조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질성장률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부지출이 증가하면 재정건전성의 악화는 피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가 내수시장 부양을 통해서는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출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 시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출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결코 가격경쟁력을 맞추는 것이 답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지출을 줄이기 어렵다면 수출기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정부지출을 집중하고 내수시장의 부양을 위한 건설지출 등은 미뤄두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정부지출이 향상된다고 해서 내수시장의 부양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출구전략의 사용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해외경기가 또다시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먼저 조기 금리 인상을 통해 금융기관의 수신고를 확충하고 장기자금을 확보하며, 그렇게 확보한 자금을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집중시킨다면 한국경제는 위기 이후에 더욱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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