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급반등, 시장심리를 안정시킨 유럽중앙은행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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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급반등, 시장심리를 안정시킨 유럽중앙은행의 힘.

<아침이슬> 2010. 5. 27. 17:01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흔들렸고, 천안함 사건이 일단락 되려고 하자 금융시장이 급반등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굉장히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좁게 형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북리스크 관련 사건들은 하나의 트리거인 것 처럼 보일 수 있을 뿐이지 본질적인 추세 자체를 무너뜨릴 재료가 되기 위해서는 대북 전면전으로 확산된다는 확신에 가까운 위협, 혹은 가능성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 대북리스크는 처음부터 우리나라에 투자되는 자금들이 이미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고, 코리안 디스카운트로 인해 자금 투입시부터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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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시장이 급반등 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해결책들이 얼마나 실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면 됩니다. 지난 포스팅의 해결책들을 다시 나열해보겠습니다.



1. ECB가 국채 뿐 아니라 전체적인 크레딧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선언을 한다.
2. FRB와 ECB가 통화스왑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힌다.
3. 유럽의 재정적자 감축을 대대적으로 이행하겠다는 플랜을 각 재정건전성 악화국가들이 제시한다.
4. 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 (특히 지준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야 한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각 조치들이 일거에 터져나오면서 특히 ECB의 시장 안정의지가 읽혀지는 조치들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일단 위험자산을 포기하는 손길을 거두고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ECB의 경우 단기자금시장에서 흡수하는 자금의 양이 265억유로로 발표되면서 채권시장의 매수포지션이 265억달러 이상이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이것은 지난 주의 100억달러보다 훨씬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ECB가 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빠르고 강력하게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미국과 유럽은 서로의 통화스왑시 현재 OIS + 100bp로 되어 있는 스왑금리를 하향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기자금 시장의 신용경색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받아들이면서 신용시장은 패닉에서 조금씩 안정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번째로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의지를 유럽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긴축정책을 시행할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재정건전성 문제에 대한 확고한 해결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디플레이션 요소가 되지만 ECB의 시장안정의지와 맞물린다면 장기적으로 채무부담능력의 개선을 가져오게 될 것이므로 시장은 긍정적인 요소로 일단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럽쪽의 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은행에서도 단기자금시장의 자금사정을 상당히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포지션변화는 단기쪽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지준금 관련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쪽으로 시장관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소멸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국채시장은 ECB의 개입을 통해 패닉을 진정시켰지만 신용스프레드는 급격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즉 크레딧물의 신용경색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스페인의 BBVA은행은 은행채 차환발행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은행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외채차입을 통해 모기지를 발행했기 때문에 장단기 미스매칭에 따른 리스크가 크고 무엇보다도 예대율에 관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안정을 위해 스페인 정부가 개입해야 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만 스페인 정부로서는 재정건전성의 문제 때문에 쉽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속적으로 크레딧 물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다면 ECB는 크레딧물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그동안 경기부양 때문에 은행 채무를 공공부문에서조차 해결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단기물 쪽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ECB가 어떤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지,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유동성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될 것입니다. 단기자금시장에서 회수되는 자금은 일주일 단위의 기간예치로 관리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을 꽉 잡으면서 시장안정을 유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달러의 문제입니다. 현재 미국의 국가채무는 역사적인 13조 달러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국가 재정건전성의 악화문제를 달러는 너무나 크게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가 지금은 유로화대비 강세 때문에 상당히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문제 때문에 가치하락을 겪지 않을 수 없을 것인바, 그때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상당히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정리하자면 ECB의 시장개입의지가 확인되면서 시장은 되돌림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직 크레딧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고 금융기관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따라서 단기 기간예치를 통한 유동성 흡수가 한계에 부딪힐 경우 즉 크레딧 물 시장에도 ECB가 개입해야 할 상황이 오고 ECB가 개입하는 순간까지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항상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또 금융당국에서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본 유출입의 폭이 상당히 크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수시장의 육성이 부족하여 자국 내 자본으로 금융시장을 떠받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현실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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