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시장 패닉, 도대체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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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시장 패닉, 도대체 이유는 무엇인가?

<아침이슬> 2010. 5. 25. 11:03


현재 금융시장은 환율이 1250가까이 치솟고 증시는 2%가까이 폭락하며 굳이 주식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시민들은 환율의 상승으로 인해 상당한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양상은 지난 1997년과 2008년의 금융위기 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물의 경우 지난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상당히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위기시 한국물은 항상 굉장히 금융시장 불안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지금 상황은 지난 위기들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상황입니다. 한국물이 강력하게 투매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환율방어에 금융당국이 강력히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금융시장이 왜 패닉을 보이고 있는가?



사실 어제 시간이 부족하여 포스팅을 하지 못했지만 스페인 은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예상대로 스페인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작이 금융시장의 패닉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신문만 봐도 이제 다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 환율 폭등도 어제의 스왑시장을 살펴보았다면 현재 상당한 정도의 디레버리징 압력이 가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스페인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왜 문제가 되는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상당히 국가채무를 적게 운영하면서도 고성장을 구가하던 좋은 경제를 가진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엄청난 재정적자와 함께 유로존의 문제국가중 하나로 낙인찍혀 있습니다. 이것은 영국, 미국과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데 민간 금융기관의 부실을 공적부문에서 커버하다보니 예산을 초과하는 범위의 재원을 시장성 수신, 즉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하였기 때문에 국가채무가 순식간에 급증하고 그로 인해 국가신용도 하락을 겪게 된 것입니다.

스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스페인에 대해 포스팅한 몇개의 글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제가 이렇게 빠르게 전개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어느정도 시간이 있다고 봤는데 스페인의 문제가 부각되기까지 너무 빠르게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은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 그 자체입니다.



스페인은 제조업 경쟁력이 그렇게 높은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높은 인플레이션과 건설경기진작을 통해 성장률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2008년(사실 그 이전부터)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건설경기가 강하게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자 성장률은 강한 하락압력을 받아왔습니다.

스페인은 경제성장률의 저하로 인한 고실업을 타파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획기적으로 늘렸지만 결과적으로 실업률을 잡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이것은 당연하게도 구조조정을 인위적으로 하기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통한 경제구조개선을 시도할 때는 금리를 올려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장논리로 했어야 하는데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게 되고 따라서 한계사업들의 구조조정이 굉장히 지연되었고 그로 인해 재정지출의 효과는 굉장히 반감되는 상황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은 현재 잠재적 부실채권의 양을 측정할 수 없을만큼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공공부문으로 이전될 경우 재정적자의 폭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도 스페인은 과도한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유로존 공동의 요구를 받고 있는 와중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저축은행의 국영화는 부실채권들을 국가가 떠안게 되는 문제를 가져옵니다.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면 결국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고 공적자금은 결국 긴축 혹은 국채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여야 하는데 스페인은 추가적인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긴축을 단행할 여지가 굉장히 적습니다.




따라서 스페인의 은행들의 건전성에 상당히 큰 의문을 갖게 되고, 국가채무지불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스페인은 지금 엄청난 금융시장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이 불가능하므로 지속적으로 금융시장에 스트레스를 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로화의 하락압력과 더불어 달러화는 강력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수혜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달러도 유로화, 파운드와 같은 문제를 똑같이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가 금융시장에서 현재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오로지 유동성 선호심리가 극에 달한 것 때문이지 결코 달러에 대한 강한 신뢰가 부여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충격이 우리나라까지 전이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은 북한과의 관계를 대결국면으로 재설정하는 일이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고 이렇게 확보된 리소스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일입니다. 

한국물에 대한 리스크가 금융부문이 아닌 북한 리스크까지 부각되게 되면 한국물의 문제도 상당히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은 대단히 취약한 국면에 들어서 있으며 작은 충격에도 굉장히 민감한 상황입니다.

지금 증시에 연기금을 투입하여 주가하락을 굳이 막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물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채권시장까지 흔들리게 되면 정말 최악입니다.


결국 문제는 한국물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 이것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삐끗하면 정말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시장심리가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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